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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비엔티안에 도착.
이어폰을 끼고 잠이 들어서 그런지 비행기가 착륙할 때 귀가 너무 아팠다.
오른쪽은 얼굴이 뜯겨 나가는 줄 알았다.
라오스에 도착하고 입국심사를 하고 수화물까지 찾고 나오니
하나투어 직원이 우리 3명의 이름이 써진 종이를 들고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를 문이 없는 차에 태우고 비엔티안 밤거리를 달렸다.
비엔티안 의 늦은 밤거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SAMSUNG과 갤럭시 간판이었다.
이미 한 시가 넘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거리는 깜깜한 편이었다.
꽤 달리고 나서야 우리가 묵을 반사나 리버사이드 호텔에 도착했다.
5층이었는데 메콩강 뷰가 보이는 곳이었다.
아쉽게도 침대 세 개 중 한 개가 간이 침대였다.
가위바위보에 진 내가 그 침대에서 자게 되었다.
화장실도 나쁘지 않았지만 샤워기가 있는 쪽은 불빛이 없어 어두침침했다.
A는 그게 무섭다고 화장실 문까지 열고 씻었다. 나까지 씻고 3명 모두 침대에 누웠다.
비행기에서 많이 자서 잠이 안 왔지만 결국에 잠이 들었다.
그리고 6시 쯤 나 혼자 일찍 일어났다. 나는 집이 아니면 자연스럽게 일찍 일어난다.
나는 부스럭대면 씻고 준비를 했다.
준비를 마치고 비엔티안의 아침 풍경이 궁금해서 베란다로 나갔다.
베란다로 나가자마자 느낀 건 햇빛이 너무 세다, 그리고 덥다.
시간이 지나고 A와 B도 깨어나 조식을 먹으러 2층으로 내려갔다.
2층 레스토랑은 앞에 수영장이 있었고 이미 그곳에서 노는 가족들도 있었다.
접시에 샐러드 재료를 골라 드레싱을 뿌리고 한쪽에는 볶음밥을 크게 담았다.
계란프라이도 그 위에 올렸다.
간만에 시리얼도 먹고 싶어 그릇에 우유를 붓고 시리얼을 조금 가져왔다.
계란프라이는 완숙이었고 그 밑에 깔린 볶음밥이랑 같이 먹으니 맛있었다.
샐러드에 뿌린 드레싱이 입맛에 맞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고소했다.
샐러드에 들어간 양파도 맛있게 먹었다.
먹다보니 목이 말랐고 물 한잔을 따라와 다시 자리에 앉았다.
물 한잔을 들이키는데 이상한 냄새가 났다.
그 냄새가 너무 역해서 물 한잔을 채 마시지도 못하고 내려놨다.
접시에 담긴 음식들을 거의 다 먹고 이번에는 우유에 젖은 시리얼을 한 숟갈 떠서 먹었다.
한국에서 먹었던 시리얼과 다르게 달지 않았다.
게다가 우유는 물에 탄 듯 약간 밍밍했다.
먹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서 시리얼 그릇도 싹 비웠다.
그러고 다시 물을 들이켰다.
나는 맛없어도 한 번 먹은 건 참고 먹기 때문에
물까지 다 마시려고 했는데 도저히 못 마시겠어서 그냥 내려놨다.
B랑 A에게 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둘 다 물을 조금씩 마셨지만 그냥 수돗물 냄새밖에 안 난다고 했다.
나는 한국에서 식수대에서 아리수를 마시거나 수돗물을 그냥 마셔도
이런 냄새를 맡은 적이 없는데... 그 냄새가 너무 역해 내가 맛있게 먹은 아침까지 뱉어낼 것 같아
물 옆에 오렌지 주스를 따라 마셨다. 한결 나았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 나갈 채비를 하고 환전과 유심칩 구입을 위해 거리로 나섰다.
아침에 베란다에서 느꼈듯이 정말 쨍쨍한 날씨였다.
우리는 BCEL 은행을 찾고 있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뚝뚝이를 타라고 했다.
우리는 걸어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귀찮았다.
우리에게는 두 다리가 있다고 우리끼리 말했다.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어떤 아주머니한테 물어봤다.
아주머니는 어디 어디 알려주셨지만 우리는 정확히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다.
그 주변을 기웃거리다가 어떤 아저씨가 다가오셨고
이 분이 또 뚝뚝이를 타러 가자고 하는 거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냥 도와주러 오신 분이었다.
A와 B는 영어로 환전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아저씨가 영어를 못하시는 분 같았다.
그래서 내가
“달러, 킵 (두 팔을 둥글게 둥글게)”
아저씨가 알아들었다고 웃으시며 설명해주셨다.
아저씨는 가려면 가게 앞 작은 모형 자전거를 가리키며 타고 가라고 농담하셨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농담만은 아니었다. 거리가 좀 많이 멀었기 때문이다.)
대충 어딘지 알아먹었던 것 같았던 우리는 직감대로 가다가
‘한국인들 물어보세요.’라고 써진 휴대폰 가게를 발견했다.
일단 그곳으로 들어갔는데 현지인 직원이 있었다.
처음에는 저 분이 한국말을 하실 줄 아는 건가라고 생각했지만
영어로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일단 여기서도 환전이 가능했기 때문에 비쌌지만
(여행하면서 환전해주는 다른 곳도 많이 봤지만 여기가 제일 비쌌다.) 그냥 여기서 하기로 했다.
그러나 환전할 낍이 부족했는지 직원이 어딘가로 전화를 했다.
얼마 안 있어서 이 가게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지갑을 들고 왔다. 한국인이었다.
환전할 낍에 대해 1도 몰랐던 우리는 갑자기 많은 지폐가 들어오자 눈이 핑글핑글 돌아갔다.
그러자 가게 주인은 낍 구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2만낍과 5만낍의 차이를 알려주었다.
2만낍과 5만낍은 앞에 그림이 똑같기 때문에 꼭! 뒷면 숫자를 보고 내야 한다.
처음에는 많이 헷갈린다고 꼭 확인하고 내라고 했다.
우리가 라오텔레콤이 어디인지 묻자 본사로 갈 필요 없이 여기가 라오텔레콤의 지점이라고 했고
똑같은 프로모션이 있다고 했다.
본사로 가도 되지만 더 걸어야 한다고 했다.
사전에 알아본 것과 같은 가격이었기 때문에 이것도 여기서 해결하기로 했다.
A는 자기 걸 내고 나랑 B는 별로 쓸 일이 없다고 생각해 반 반 나눠 내고 B 걸 같이 쓰기로 했다.
주변에 맛집을 물어보자 도가니 국수를 강력하게 추천했다.
도가니가 정확히 뭔지도 몰랐고 미꾸라지 종류라고 생각해서 먹고 싶지 않았다.
(소고기도 먹고 싶지 않았지만)
한국 음식보다는 라오스 음식을 먹고 싶었고 그건 B나 A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굳이 도가니 국수를 먹으려 하지 않았다.
라오스 유심으로 갈아 끼우고 비엔티안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그러나 비엔티안이 넓기도 넓고 그 건물이 그 건물이고 딱히 한국과 크게 다른 느낌이 없었다.
좀 다른 건 사원이 많다는 거. 근데 사원은 그냥 구경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 마트에 들어가서 음료수를 사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못 본 꽃 차를 발견해서 도전정신으로 셋 다 다른 종류로 하나씩 마시기로 했다.
그 중 나는 보라색 꽃과 빨간색 꽃 (아마 장미?) 중 고민했는데
빨간색 꽃이 다른 종류보다 많이 나갔기 때문에 막판에 빨간색으로 바꿨다.
계산을 하는데 우리가 사는 것보다 낸 낍의 크기가 훨씬 컸기 때문에
마트에서 거스름돈을 계산기에 채워 넣는 해프닝도 있었다.
다른 건 안 마셔봐서 모르겠지만 내 건 무난히 맛있었고 B랑 A도 내 게 가장 났다고 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범상치 않은 건물을 발견해서 A가 검색했더니 문화관이라고 나왔다.
문화관에 들어갈까 생각도 했지만 입장료가 15만낍 정도여서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햇빛이 뜨거운 곳에 오래 있어서 그런지 머리가 아프고 속이 좋지 않았다.
길도 모른 상태로 숙소로 어찌 어찌 돌아왔다.
에어컨을 쐬며 좀 쉬다가 짐을 챙겨 체크아웃을 했다.
더 이상 우리의 두 다리를 믿지 못하고 뚝뚝이를 탔다.
목적지는 방비엥으로 가는 버스정류장이었다.
하나투어가 제공한 편도 쿠폰을 제시하니 돌아올 것도 예약할 거냐고 해서 거기서 바로 예약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 거기에 짐을 맡기고 A가 찾은 맛집으로 갔다.
식당을 찾아가는 동안 주위를 둘러보니 아까 우리가 헤매고 다니던 곳이었다.
식당 이름이 라오였는데 메뉴를 고르다가 추천메뉴 중에 골라서 먹기로 했다.
그래서 볶음밥, 오믈렛, 춘권, 라오비어, 라임 소다, 라임 주스를 시켰다.
음식보다 음료가 먼저 나왔는데 내가 주문한 라임 주스의 상큼함이 갈증을 풀어줬다.
주스를 3분의 1쯤 마셨을 때 음식이 나왔다.
볶음밥 위에는 마늘 후레이크가 뿌려져 있었고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던 나에게 신세계였다.
우리가 주문한 것 중 가장 빨리 없어졌다.
춘권은 얇고 바삭바삭했다.
돼지고기 춘권이었는데 그 위에 달고 시큼한 소스를 뿌려서 먹는 것이었다.
오믈렛은 간단하게 밥 위에 오믈렛을 올린 것이었는데 소스로 케찹이 아닌 초록색 소스를 줬다.
처음 먹어본 소스였는데 맛이 색달랐다. 오믈렛은 나중에 나와서 사진을 찍기 전에 먹어버렸다.
식당이 그냥 뚫려 있었는데도 그늘 아래 선풍기가 있어서인지 별로 덥지는 않았다.
배부르게 먹고 천천히 앉아 있다가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움직였다.
버스정류장에 가니 방비엥 버스를 탈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의자 빈 곳에 앉아 있었더니 제 시간에 버스가 왔다.
버스를 타려는데 버스가 바로 앞에 있지 않고 좀 멀리 서 있었다.
놓칠까봐 가방을 끌고 뛰어갔다.
다행히 기사 아저씨가 다른 짐들을 넣고 계셨다.
짐을 넣고 버스에 오르자 3명이서 같이 앉을 수 있는 뒷자리는 이미 누군가가 앉아있었다.
그래서 두 번째 줄 오른쪽 자리에 A랑 내가 같이 앉고 B가 왼쪽에 혼자 앉았다.
그런데 버스가 괜히 뛰어왔다 싶을 정도로 늦게 출발했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 픽업까지 하느라 더 늦어져
결과적으로 원래 출발 시간보다 한 시간 뒤인 2시 30분에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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