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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라오스 여행기: 마지막 날

너의사람 2017. 9. 30. 22:33



어김없이 일찍 일어났다. 6시 30분 정도에는 그냥 일어나는 것 같다. 


B는 어제 목욕을 했고 A는 하기 싫다고 했다. 


일찍 일어나 느긋하게 목욕을 하고 짐을 챙겼다. 


옷도 갈아입고 로션도 바르고 또 베란다에 나가 아침 공기를 마셨다. 기분이 좋았다. 


애들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보니 또 아침을 못 먹을 것 같아 혼자 슬그머니 빠져나왔다. 


어제 잃어버린 와이파이 비밀번호 쪽지를 카운터에서 다시 챙기고 


한 층 더 아래에 있는 레스토랑에 조식을 먹으러 갔다. 


메뉴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거나 볶음밥, 브로콜리 요리, 오일 파스타, 감자튀김이 있었다. 


밥을 먹고 싶었기 때문에 후자로 두 그릇을 가져다 먹었다. 감자튀김이 가장 맛있었다. 


방에 돌아와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핸드폰을 하며 뒹굴다가 말려두었던 옷의 상태를 확인했다. 


거의 다 말라 있어서 캐리어에 넣었다. 


A가 일어나 자기는 기념 술을 사야한다면서 같이 밖에 나가기로 했다. 


어제 비와서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던 가게들에 들러 이것저것 구경했다.  


어제 까오피약 집에서 과일 쉐이크를 마시기로 했다. 


A는 파인애플 나는 레몬 민트를 골랐다. 


쉐이크가 나왔는데 A의 쉐이크는 뽀얀 반면에 


내 쉐이크는 비엔티안에서 먹었던 오믈렛 소스 색이 떠올랐다. 마셔보니 민트향이 강했다. 


A가 아침으로 쌀국수 하나를 시키고 기다리는데 TV에 우리나라 아이돌이 나오고 있었다. 


A가 밥을 먹는 동안 나는 비엔티안 야시장이 어디 있는지 찾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B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기가 조식을 다 먹었는데 카드가 없어서 방에 못 들어간다고 했다. 


처음에는 B보고 오라고 할까 했지만 A가 그냥 먼저 가라고 해서 숙소로 돌아갔다. 


A가 돌아오는 길에 망고를 사와 얻어먹었다. 간만에 망고였다. 


B랑 A는 이때까지 잠에서 깬 상태 그대로 돌아다녔기 때문에 그 제서야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베란다에 말리고 있던 샌들을 챙겼다.


체크아웃 시간이 되어서 로비로 나왔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고 있어서 할 수 없이 캐리어를 다시 열고 우비를 꺼내 입었다. 


다이소에서 산 땡땡이 무늬 우비였다. 





A는 B의 음식물 쓰레기 봉투색의 우비를 입고 B는 우산을 썼다. 


짐들은 카운터에 맡기고 약속시간 1시간 30분 전까지 앉아있을 곳을 찾았다. 


별 생각 없이 걷다보니 방비엥 민가 쪽까지 들어가서 


이때까지 보지 못했던 풍경들을 볼 수 있었다.








A가 처음에 태양광 발전기로 착각했던 안테나 수신기와 


저 아래 목조 건물을 짓는 두명의 현지인, 


우리가 봤던 옷들과 다르게 평범한 옷가게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던 닭의 면상을 드디어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걸치적거리는 우비를 입고 비를 맞으며 걷는다는 것은 좀 귀찮은 일이었다. 


빨리 어딘가에 앉고 싶었다. 


그래서 어제 봤던 루앙프라방 베이커리 카페를 발견하자마자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B가 자기는 어제 그 꽃핀을 사야겠다며 악세서리 가게로 찾아갔다. 


웨이터가 주문을 받으려 다가와서 친구들이 올 거라고 했다. 


B와 A가 꽃 핀을 사서왔다. 빨간 꽃과 하얀 꽃 핀 두 개 였는데 많이 컸다. 


나는 케이크 진열대로 가 어마어마하게 큰 초콜릿 케이크 한 조각을 주문했다.


B와 A는 샌드위치 하나와 술 한 잔씩을 주문했는데 술 주문이 제대로 들어갔는지는 의문이었다. 


B랑 나랑 화장실을 갔는데 거기 화장실은 세면대 옆에 미니 수건 여러개를 배치해 놨다. 


무슨 피부과도 아니고 손 하나에 수건 하나라는 엄청난 사치를 누렸다. 


B와 노랑의 주문이 들어오고 주문이 잘못 들어가 모히또 두 잔이 왔다. 


B는 조금 마셔보고 자기 취향이 아니라고 했다. 무알코올이니까 내가 마셔도 된다고 했다. 


나는 무알코올 모히또는 좋아하기 때문에 한 모금 마셔봤다. 


무알코올은커녕 내가 알던 모히또 맛이 아니었다. 


A는 조금만 마시다 말았고 B는 썩 마음에 들진 않았으나 많이 마셨다. 


샌드위치 한 입 얻어먹었는데 어제 노점에서 팔던 그 맛이 아니었다. 일단 바게트가 달랐다. 


그냥 밋밋한 맛이었다. 


나는 내 케이크가 나오자마자 계산했고 B랑 A는 갈 때쯤 계산서가 나왔다. 


계산서를 보니 그건 모히또가 아니라 진 토닉이었다. 


이제 슬슬 시간이 되어 로비로 돌아갔고 정확히 1시 30분에 뚝뚝이가 우리를 데리러 왔다. 


뚝뚝이는 버스 정류장 앞에 내려다 주었고 우리는 버스가 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렸다. 


비는 그 때도 내렸기 때문에 우비를 쓰고 있어야 했다. 


그 앞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건물 안은커녕 지붕 아래에도 자리가 없었다. 


그러다 그곳에 세워진 작은 버스에 시동이 걸렸다. 그리고 비엔티안으로 갈 사람들을 태웠다. 


우리는 처음에 그 버스를 타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다가 


결국 타지 못하고 다음 버스를 기다렸다. 


그래도 아까보다는 사람이 줄어서 건물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문제는 5분 뒤에 온다던 다음 버스는 몇 십 분이 지나도 오질 않았다. 


우리들은 좀 전의 버스를 타야 했나 불안했다. 안 그래도 야시장 갈 시간이 얼마 없는데. 


아까보다 큰 버스가 오랜 기다림 끝에 왔다. 


비엔티안에서 방비엥으로 올 때 탔던 버스보다 더 넓고 쾌적했다. 


에어컨도 시원하게 나왔고 창문 밖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출발하지 않고 또 좀 기다렸다가 2시 30분에나 돼서야 출발했다. 


비엔티안에 도착했고 우리는 먼저 처음 버스 예약한 곳에 다시 찾아가 짐을 맡기면서 


우리를 공항에 데려다 줄 뚝뚝이를 예약했다. 가격은 5만낍. 


그리고 바로 야시장을 찾았다. 야시장은 찾았는데 입구를 찾느라 좀 헤맸다. 





나는 라오스 야시장에 오면 사람들이 싹쓸이 한다는 파우치를 필통용으로 한 개 사고 


그림 한 장을 사고 구 모양의 빵과 간장 맛 나는 국수 한 그릇 사서 먹고 


마지막으로 표지가 독특한 노트를 하나 샀다.






 


빵과 국수가 기름졌는지 나중에 다 먹고 미슥거렸다. 


B는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가디건을 고민하다 샀다. 


우리는 가디건을 사자마자 미친 듯이 뛰어야만 했다.


공항으로 가는 뚝뚝이를 타고 비엔티안의 밤거리를 달렸다. 


처음 본 비엔티안의 밤과 달리 좀 더 활기찬 모습이었다. 낮보다도 더 예뻤다. 






시원한 밤공기를 맞으니 기분이 좋았다. 공항에 도착하자 여러 개의 긴 줄이 있었다. 


이제 거의 우리 차례가 다 되었는데 바로 앞에서 시스템이 다운되었다. 


B가 자기 출국할 때면 다 무슨 일이 생긴다고 자길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고 했다. 


다음번 자기가 해외에 나가면 이민 가는 줄 알라고 했다. 


시스템이 풀리고 A가 짐을 올려 무게를 쟀다. 


생각보다 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아 짐을 일부러 빼놓은 것에 후회했다. 


출국심사가 끝나고 수색대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내가 걸렸는데 물 때문이었다. 


비행기 들어가기 전 기다리는 곳에서 다 마시려고 했는데 걸렸다. 


래서 그냥 그 자리에서 거의 다 마시고 물통 압수하는 곳에 버리고 들어갔다. 


의자에 앉아 기다리다가 시간이 되어 비행기로 들어갔다. 


원래 좀 늦게 들어가려 했지만 20열 이후부터 들어오라 해서 우리는 일찍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올 때처럼 A가 창가, 내가 가운데, B가 바깥쪽에 앉았다. 


한 가지 다른 것은 올 때는 창가가 왼쪽에 있었고 갈 때는 오른쪽이 창가였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제 시간에 출발해 A가 제시간에 출발하는 것은 자기 기억으로 처음이라며 좋아했다. 


마지막 기념으로 창 밖 라오스를 떠나는 장면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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